달(2)
-
기파랑을 그리워하다
그대 오시는 밤 창문을 열고 구름을 젖힌다. 구름은 달을 따라 흐르고 달은 내를 따라 흐른다. 시리도록 파란 물은 달과 구름과 그대를 품고 사각거리는 모래톱을 춤추게 한다. 그대 오시는 밤 소리는 하나 없이 온통 푸른 색 숨 쉴 수 없는 반짝임뿐이다.
2020.07.30 -
돌이 된 아낙1
백제 정읍 산골에 부부가 오손도손 살았습니다. 지아비는 장돌뱅이 달을 안고 나갔다가 달을 지고 온답니다. 보름이 동녁으로 빠끔히 얼굴을 내밀면 아낙은 마주보이는 산 어귀에 서 하냥 기다립니다. 어떤 날은 달이 중천에 닫기도 전에 기분좋은 타령 소리 먼저 닿습니다. 그래도 달이 아낙의 머리를 넘기기 전에는 반가운 모습이 고부랑 고부랑 이어진 길 사이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면 혀 꼬부라진 타령 소리 반가웠지요. 지아비 오시는 날 보름은 언제나처럼 높이 솟아 길 어귀 어귀 밝혀줍니다. 지아비 지고 오는 먹거리 입을거리 노리게까지 하얗게 하얗게 비춰줍니다.
2020.07.23