돌이 된 아낙1
2020. 7. 23. 16:54ㆍ포엠: 바람과 하늘
백제 정읍 산골에
부부가 오손도손 살았습니다.
지아비는 장돌뱅이
달을 안고 나갔다가
달을 지고 온답니다.
보름이 동녁으로 빠끔히 얼굴을 내밀면
아낙은 마주보이는 산 어귀에 서
하냥 기다립니다.
어떤 날은 달이 중천에 닫기도 전에
기분좋은 타령 소리 먼저 닿습니다.
그래도 달이 아낙의 머리를 넘기기 전에는
반가운 모습이 고부랑 고부랑
이어진 길 사이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면
혀 꼬부라진 타령 소리 반가웠지요.
지아비 오시는 날
보름은 언제나처럼 높이 솟아
길 어귀 어귀 밝혀줍니다.
지아비 지고 오는 먹거리 입을거리
노리게까지
하얗게 하얗게 비춰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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